"가슴 뛰는 일과 사람을 만나다."
1. 자기소개
봄 치고는 유난히 햇살이 따가웠던
1999년 3월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신입생 환영회를 열고
잔디밭에 둘러 앉은 동기들과 선후배들을 보면서 긴장과 설레임이 교차했죠.
쿵쾅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용기를 내어
동기들 사이를 비집고 앉았고,
그렇게 제 대학생활은 시작됐습니다.
교수님들의 명강의와
정치학 서적들을 탐독하며
나름의 개똥철학을 꿈꾸기도 했고,
냉엄한 정치와 사회의 현실 앞에
허무해졌던 기억도 스쳐갑니다.
영혼의 반려자를 맺어줬고, 평생을 함께 하고픈 친구도 만났습니다.
그리고 앵커로서 기자로서 가치관과 직업 정신의 밑그림을 이곳에서 그렸습니다.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는 제게 그런 곳입니다.
반갑습니다. 정외과 99학번 손석우입니다.
2. 현직(언론사, 기자)을 준비하게 된 동기 및 준비과정
이제부턴 담백하게 얘기할게요.
TV에 나오는 기자와 앵커의 모습은 충분히 멋있잖아요. 그래서 대부분 어릴 적에는 그렇듯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에 반했고, 대학에 와서는 정치외교학도로서 나름의 명분을 더해 기자가 되기를 희망했고,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준비했습니다.
재학 시절에 되도록 많은 경험과 경력을 쌓으려고 노력했고, 이 과정에서 선배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어요.
국회나 언론사에 계시는 선배들을 찾아가서 할 수 있는 일을 달라고 부탁드렸고, 성심성의껏 도와주셨어요.
덕분에 선거캠프에서 일해봤고, 언론사 아르바이트(지금은 '인턴십')도 했죠.
4학년이 되어 필기시험이나 실무능력 평가를 본격적으로 준비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언론사 준비 과정은 남다를 것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보다는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고, 용기를 잃지 않기 위한 노력이 중요했습니다.
3. 재학 시 기억에 남는 일
우리 과의 주임교수였던 現 황주홍 의원이
2004년에 첫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는데요.
당시 선배들과 함께 전라남도 강진군으로 내려가 선거캠프에서 활동한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른바 '노무현 탄핵 열풍'이 불어
지역 표심을 뒤집어버렸던 선거였고,
정치학 서적과 강의에서는 접할 수 없는
기가 막힌 경험들을 많이 했습니다.
선거 패배라는 아픔을 맛 봤지만, 변화의 물결을 온 몸으로 맞아본 경험은 돈으로 주고도 살 수 없는 저의 자산입니다.
지금도 그때 함께했던 선배들을 만나면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4.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는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고, 지금도 든든한 울타리이자 자부심입니다.
후배님들도 각자의 출발과 관점은 다르겠지만
건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가 여러분 인생의
시발점이자 전환점이자 최고의 시절로 보내리라 믿고 응원합니다.
건국대 정외인으로서 믿음과 자부심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배로서 한가지 질문을 던진다면,
'당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5. 언론사나 기자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준비과정 등)
언론사에서 기자 겸 앵커로 활동하면서 선택받은 사람이라는 데 감사해왔고, 자부심과 보람도 큽니다.
대학 시절 내내 내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겉으로 드러난 화려함만 보고 이 직업을 선택하면 금새 한계에 부딪힐 겁니다.
저 말고 다른 언론사 선배들도 저와 같은 충고를 하리라 생각합니다.
나름의 문제의식을 갖고, 이 직업을 갖는 데 있어 뚜렷한 명분을 세우세요.
가장 미련한 짓은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입니다.
겸손하되 스스로를 믿고 계속 두드리세요.
언론사의 문은 분명히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