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국문과에서 남경대 조선어학과로 유학을 오는 동학에게.
건대 국문학과가 난징대 조선어학과로 복수학위를 온다는 것.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많은 의문들 속에서 자신을 발견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그런 자신을 데리고 오면 된다. 그러니까 이건 유학도 학위 취득도 여행도 아니고 다만 내 길을 내 방식대로 마저 걸어가보고 싶다는 의지에서 시작 돼야 한다. 그렇게 나는 이곳에 오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 공부하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들을 검토 한 후에도 이건 꽤 가치로운 선택이었다.
2학년이 끝나고 모교를 떠나야 한다는 것은, 나로 하여금 그곳에서의 남은 시간을 더 의미롭게 보내도록 한다. 언제나 성장은 멈추지 않겠으나 떠나는 것은 떠나는 것이라, 그 장소에 담겨진 모든 기억이, 대학 입학과, 새내기 시절, 동아리,선배와 후배들, 글, 사랑, 연애, 이별, 학년이 올라갈수록 존경스러웠던 교수님과 아름다웠던 교정, 예정된 과거에로 수렴되는 것이다. 그 마음을 모시고 걸음 걸음을 새로이 내딛을 수 있어야 한다.
중국에 대한, 나아가 세계에 대한 이해라든지 영어나 중국어, 이곳에 와서의 생활게획이라든지 예산, 및 학습, 활동, 목표 등 어떠한 새로움도 준비된 자의 것이니, 마음 써 고민하고 들떠보길 바란다. 그럼에도 더없이 새로운 것임에, 유학을 불안해하느냐, 만끽하느냐는 본인 몫이다. 어쨌든 이런 저런 생각들을 멈추지 않다 보면 모든 것은 차차 시작되리라.
중국에 오면, 가장 먼저 주숙등기, 거류증 신청, 은행게좌 계통 및 휴대폰 계통(삼성 휴대폰은 이동 통신사보다 연통을 추천한다.) 위쳇, 지푸바오 어플 다운을 순서대로 하지 않으면 열 흘도 중국에서 살 수 없으리라.
난징대학교는 금릉대, 중앙국립대의 역사를 잇는 강남의 명문대학이다. 중국의 211, 985 공정에 모두 속할 뿐더러 그 중에서도 중국의 아홉 개 아이비리그 대학 C9에 속하는 명문 중의 명문이다. 이곳에 대학생활을 하는 동안 교내시설,, 학생들의 열정 등 한국 대학의 그것과 다른 이들만의 명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고요하고 한적한 가운데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캠퍼스는 수영장, 축구장, 마트, 전교생을 수용하는 기숙사, 동산과 천문대, 호수와 연못, 강을 모두 겸비하였다. 학풍 또한 소수정예, 연구중심을 추구하여 고교 때 그런 생각을 가진 학생들이 여타 대학보다 남경대학을 지원하는 편이다.
이곳에 유학을 와 불편하거나 불쾌한 일은 본인이 자처하지 않는 한 조금도 있을 수 없다. 다만 겨울이 춥고 여름이 더우나, 그 사이로 잠깐 지나가는 봄과 가을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청결하고 아름답다. 그 계절에 멈춤없이 불어오는 바람은 모두 안의 젊음을 푸르게 한다.
끝으로, 이곳에 와 한학기를 구로 교정에서 보낼지, 안 보낼지는 각자마다 다르리라 예상되지만 언어 만큼은 반드시 준비해 오자. 언어를 미리 준비해두면 만사가 형통할 가능성을 얻는다. 유
학이고, 중국이고, 명문이지만 어쨌든 한 번 뿐인 본인의 대학생활을 다른 곳에서 이어가기 시작한 것이니, 반드시 낯섦 속에서 시작될 유학생활도 결국엔 남은 대학생활에 대한 애수로 자리할 텐데. 즉 대학생활이니 만큼 고교 때, 혹은 더 어렸을 때 꿈꿔 왔고 그 젊은 성숙의 자유로움을 진실히 뽐내며 보내는 것, 아낌없이 맞이하고 들이는 것이 시절과 자리를 막논하고 남은 대학생활을 보내는 요령이라 하겠다.
각자 어떤 이유를 갖고 남대 조선어과에 오는 것인진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는 다른 한국인 유학생보다 환경이 기가 막힐 수 있다. 선생님과 학생들, 모두 우릴 필요로 할 것이고, 스스로 찾아나선 기회는 무엇이든 열려 있을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그런 자세와 각오 속에서 유학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원없이 느끼고 매순간 빼어나시라. 무지와 분노, 후회와 회생, 착각과 성장 속에서 더할 나위 없는 시작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