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803737

몸문화연구소 학술세미나 '자연과 권력'

작성자
영어영문학과
조회수
2115
등록일
2019.11.26
수정일
2024.03.28
『자연과 권력』은 인간 활동의 결과로 야기된 환경적 변화가 어떤 형태로 인류 역사에 방향을 제시해 왔는지를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체를 포함한 자연 세계와 인간 사회가 맺어 온 관계를 통해 탐구한다. 독일 빌레펠트 대학교의 근대사 교수이자 유럽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환경사 전문가인 저자는 인간과 자연이 원초적으로 공존했던 시대와 환경 문제가 가정과 마을 공동체의 틀 안에서 발생하고 해결되었던 자급자족 경제의 시대에서부터 자연 자원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고 자원이 곧 통치 권력의 기반이 되었던 시대, 그리고 근대 환경 의식을 탄생시킨 식민주의 시대를 거쳐 산업화, 자본주의의 발달로 자원이 고갈되고 환경 정책이 전 지구적 관심사가 된 오늘에 이르기까지, 환경 운동의 시야를 인류 역사로 넓혀 세계사의 맥락에서 환경사를 다룬다. 인간을 자연 환경과 동떨어진 존재가 아닌 지구 공동체의 한 구성원으로 바라보고 전 지구적 관점에서 인간과 환경의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저자는 환경 갈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른 많은 요인들의 의미를 보다 잘 평가할 수 있으며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환경 문제들에 대한 보다 유용한 해결책을 얻을 수 있으리라고 말한다.

환경사는 곧 세계사이다! 『자연과 권력』을 쓴 저자 요아힘 라트카우는 베를린 자유 대학교와 함부르크 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하였으며 나치 시대 독일 이주민의 역사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어릴 적부터 아널드 토인비와 헤로도토스의 글들을 읽으며 언젠가는 역사와 자연, 역사와 지리학을 연결 지어 보다 넓은 관점에서 인간의 역사를 조망하리라는 꿈을 꾸었다. 1970년대 들어 환경 운동이 가시화되고 전 세계가 미래의 대체 에너지로 원자력을 점치며 개발 경쟁에 돌입하자 원자력 산업을 둘러싼 과학 기술의 역사를 파고들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독일 원자력 산업의 흥망성쇠, 그리고 원자력 기술을 둘러싼 논란을 추적하여 정치적으로 탄압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 성과를 담아 책으로 출간한 지 3년 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터지면서 유럽 이곳저곳에서 환경사 전문가로서 이름을 떨치게 되었다. 이후 시야를 좀 더 넓혀 근대 사회 초기, 산업 혁명과 숲의 상관관계에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인류 역사와 환경사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다른 쪽에 영향을 주는 관계가 아닌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하나의 역사, 곧 세계사임을 깨닫게 되었다. 『자연과 권력』은 독일에서 출간 당시 역사학계와 환경 운동계 모두에서 크나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2008년 영어로 번역, 출간이 되면서 2009년 미국 세계사 학회 도서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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